올해도 찾아왔습니다. 블로그에 너무 오랜만이라 좀 뜬금없긴 하지만... 바로 고고싱~
1. 2009년의 영화
올 한 해 54편의 영화를 봤네요. 이 중 극장에서 본 것은 46편! 아.. 이건 최고기록이 아닌가 싶네요. 그만큼 기다렸던 영화들, 좋은 영화들이 풍성한 한 해 였던 것 같아요.
그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아이맥스로 본 <다크 나이트>... 이번에 <파르나서스의 상상극장>도 보긴 했지만요.
유쾌했던 <낮술>과 즐거웠던 <과속 스캔들>
영화와 마음의 공백을 채우기 힘들었던 <파주>, 또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저 외에도 칭찬할 사람이 많을 유명한 아저씨들의 <박쥐>, <마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마음을 울리는 아저씨들의 <더 레슬러>와 <그랜토리노>
따스한 햇볕이 마음에 남은 <걸어도 걸어도>와 <여름의 조각들>
소박한 즐거움이 빛났던 <남극의 셰프>
하지만,
올해 제가 뽑은 최고의 영화는....

레볼루셔너리 로드
쓸쓸하기 그지없던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입니다.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을 연달아 보고나서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인지 레오의 그 쓸쓸한 표정이 더 잊혀지질 않아요. 케이트 윈슬렛은 <더 리더>에서까지 호연을 보여주었고, 상도 타고, 그래서 저도 기뻤던 기억이 나네요.
올해는 또, 우리 나라에 대형 스크린들이 많이 생긴 한 해, 아니면 3D 영화들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한 한 해로 기억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영화 관람료가 우르르 천원 오른 해이기도 하고요. 한국 영화들이 선전한 한 해이기도 했지만, 작고 잔잔한 영화들은 여전히 설 곳이 많지 않았던 해이기도 했죠.
내년에도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하고 또 바래봅니다!
올해는 본 책이 좀 줄었네요. 60여권을 읽었습니다. 두툼한 책들도 있긴 했지만 좀 아쉽긴 하네요. 여튼 한 번 뽑아볼게요~
소설
코맥 맥카시의 묵시록적 분위기(좀 진부한 표현이군요..)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과장 띠지에 낚여서 보긴 했지만, 적어도 후회스럽지는 않았어요. 소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괜찮았어요. <더 로드> 영화도 조금 기대 중!
과학서
올해는 '다윈의 해'라 할 정도로 다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각종 출판물이 쏟아졌습니다. 저는 많이 읽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요. 초 둔기형 <다윈 평전>이 부담된다면 이 책이 어떨까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다루면서도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거든요. 사실 저는 물리학 책들을 좋아하는데, 올해는 별로 못봐서 아쉽기도 하네요. 고장난 LHC같은 마음이랄까! 내년엔 LHC도 과학서도 좀 더 발전할 수 있기를!
인문서
이 책은 작년 책이지만, 저는 올해 읽었기 때문에.. ^^; 사실 요즘 서울 곳곳을 돌아보는 책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걷기 열풍이 분 탓도 있는 것 같지만 하지만요. 시간과 공간을 잘 이어붙여 참 재미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만들어낸 책. 조선시대를 좀 더 공부하면 주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올해 나온 책을 한 권 더 꼽아보면, 이 책도 빼놓기 어렵네요. 번역에 관심이 없더라도, 한국어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 한 번쯤 읽어봐야할 책이 아닐까 싶어요. 한국어를 잘 쓰는 건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관심만 가지면 또 즐거운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정다운 말글살이를 위하여!
기타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반드시! 읽어야 할 책입니다. 야구가 왜 인생인지, 앞 뒤 옆 위 아래 사방에서 살펴본 책인데, 야구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어떨지는 사실 좀 궁금하네요. 외계인이 보면 무슨 짓을 하는 지 가장 파악하기 어려울 일이 야구라고들 하죠.ㅎㅎ 올해는 기아가 우승해서 좀 기쁘기도 했네요.
올해도 작년에 이어 우리 나라 인디신이 약진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브로콜리 너마저, 노 리플라이, 페퍼톤스 등등.. 참 많이 들었네요. 예전부터 좋아했던 노 리플라이가 정규앨범을 드디어 내서 기뻤던 반면, 브로콜리 너마저는 싱글만 내고 있고, 라이너스의 담요는 결국 또 앨범을 못내고..ㅠㅠ
중견가수 My Aunt Mary, 루시드 폴 도 많이 들었어요. 페퍼톤스 콘서트와 루시드 폴 콘서트에 가기도 했죠.
그래서 뽑은 올해의 음반은...

my aunt mary - circle
재즈 쪽은 올해는 Keith Jarrett, Miles Davis, Fourplay의 옛날 앨범들을 사는 데 주력했군요. 공연을 가지도 않았고, 아무래도 예년 보다는 조금 적게 듣지 않았나 싶어요 ^^; 일본에 가서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CD를 몇 장 사오긴 했네요.
특별코너. 2009년의 음식

피쉬 마라탕 - 레드페퍼리퍼블릭
작년부터 회사동호회에서 요리강습을 듣기 시작했어요. 작년에는 한식을 배우다보니 그렇게 새로운 요리나 맛을 느끼진 못했지요. 올해는 8개월 정도에 걸쳐 베이킹, 동남아요리, 이태리요리 등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웠고, 또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음식들을 많이 먹어보았답니다. 사실 올 한 해의 목표 중 하나가 새로운 음식 많이 먹어보기였는데, 이거 하나는 정말 충실하게 잘 달성한 것 같아요.
몇 가지 인상깊었던 음식을 정리해보면요,
1. Sala Thai의 쏨땀: 향이 음식에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를 가장 극명하게 체험하게 해준 음식이죠. 나중에 동남아요리를 배우면서 직접 만들어보기도 한 쏨땀은 그린파파야라는 야채를 넣은 샐러드입니다. 새콤달콤한 맛은 물론 경쟁하듯 치고 올라오는 여러 허브들의 향이 인상적이죠. 태국...내년엔 꼭 가보고 싶어요!
2. 횡성 한우 1++ 등심: 사실 소고기는 우리 나라 식으로 구워먹기보다는 스테이크로 먹는 편이 더 낫지 않나라고 생각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완벽한 마블링의 등심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맛이었습니다. 숯과 굽는 기술의 조화가 함께 해야 도달할 수 있는 맛이겠지만요.
3. 일본 미도리 스시의 초밥세트: 네. 이거 먹으러 일본 갔습니다. (- - ); 지금 보니 적어도 두끼는 초밥을 먹던가, 아님 더 비싼 초밥...을 먹어봤어야했는데 하는 생각이...
4. 베이킹 시간에 만든 미니 슈: 우리가 보통 슈크림이라고 부르는 커스터드 크림을 넣은 일반적인 슈였어요. 하지만 그동안 접하던 것들과는 색도, 향도, 그리고 당연히 맛도 정말 다르더군요. 바닐라 빈을 갈라넣고 직접 정성껏 만든 커스터드 크림의 맛.
5. 포트넘 앤 메이슨의 홍차 peach: 그러니까 홍차를 진지하게 마시기 시작한 것도 올해였어요. 친구에게 얻은 홍차를 조금씩 마시다가, 홍차 구입에 손을 뻗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F&M의 복숭아향 홍차 티백 하나였죠. 아 홍차의 세계는 어찌나 넓고도 화사한지. 이제 막 입구에 들어섰을 뿐인걸요.
6. 레드페퍼리퍼블릭의 피쉬 마라탕: 일단 중국요리집답지 않은 인테리어에 한 번 놀라고, 고추가 가득 든 냄비의 시각적 충격에 또 한 번 놀라고, 진한 고추기름향에 또 놀라게 되요.(계산할 때도 또 한번...ㅠㅠ) 맛은 물론 상상하는 만큼 맵습니다. 한 번 쯤 꼭 경험해 볼 만한 음식이랄까요.
이상 내맘대로 베스트 였습니다.
작년의 베스트도 보시면.. 재미있..으려나? ^^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읽어 보고 싶은데, 읽고 나면 너무 먹먹해질 거 같아서 망설여지기도 하고 ..그래요.. (말이 좀 안되지만..이해하시리라 ^^)
2010년 06월 16일 01시 01분오랜만에 올라온 리뷰 잘 읽었습니다!